죽음의 수용소에서 줄거리 – 면도는 필수 (1부)

빅터 프랭클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독후감입니다. 유대인이었던 프랭클 박사의 수용소 생활과 그의 깨달음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매일 면도를 해야 했던 이유 아시나요? 그 이유는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1. 빅터 프랭클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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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1997년 9월 2일에 생을 마쳤습니다. 그는 빈 대학에서 의학과 철학 둘 다 박사과정을 공부하였습니다. 수용소에서 생활하다가 해방된 이후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서 3번째 학파라고 불리는 로고테라피(Logotherapy) 학파를 창시했습니다.

프랭클 박사는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끌려 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 곳에서 인간으로서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태도는 절대 남에게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인생에서 존재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많은 명언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이번에 줄거리를 쓰게 된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고 그 외에 삶의 의미를 찾아서,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심리의 발견 등이 있습니다.

2.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Auschwitz Birkenau)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빅터 프랭클이 끌려간 수용소는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라는 이름의 악명 높은 수용소 입니다. 나치 정권 시절의 독일 국가가 유대인들을 학살하기 위해 만들었던 강제 수용소 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1940년에 최초로 설립되었고 실제로 유대인 수용자들은 그 해 6월부터 끌려가서 운영이 되었습니다. 폴란드의 오스비엔치모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치가 세운 강제수용소 중 가장 큰 규모였고, 1945년 기준으로 약 600만 명이 그 곳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945년 1월 27일에 소련군에 의해 해방이 이루어졌습니다.

관련 영화로는 아우슈비츠라는 이름으로 1) 2011년에 독일에서 우베 볼 감독이 만든 영화, 이후로는 2) 2018년에 영국에서 테리 리 코커 감독이 똑같은 이름으로 제작한 바가 있습니다. 영상으로 참고하실 분은 영화를 시청하셔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죽음의 수용소에서 줄거리를 읽기 위한 필수지식

사실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은 쉽게 보기 힘든 책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초판이 1946년도에 나온 고전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와 어투, 번역체가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빅터 프랑클 특유의 철학적인 문장이 어렵고 난해한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산 지는 오래되었으나 여러 번 시도를 했다가 번번이 끝까지 읽는 것을 실패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죽음의 수용소에서 서평을 써 보겠다는 목표 하나로 끝까지 읽고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수용소에 쓰이는 단어들, 분위기를 먼저 정리해보겠습니다.

  • 카포 : 수감자 신분이나 수감자와 독일군 사이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였던 사람들을 부르는 말. 학교로 치면 반장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아주 인정머리가 없고 악질적인 사람들을 뽑아서 운영하였습니다.

  • 기차역 : 처음 아우슈비츠로 이송되는 유대인들이나 기타 사람들은 수용소의 기차역에 모두 이동한 뒤 노동이 가능한 자, 노동이 가능하지 않은 자를 분류하였습니다.

  • 가스실 : 기차역에서 노동이 힘든 허약한 사람들의 경우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가스실로 보내졌습니다. 독일의 나치 정권이 유대인들이나 기타 사람들을 학살하기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 수용 시설 : 시설은 사람이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으로, 방에는 침대들이 닭장처럼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침대는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았습니다. 화장실은 방 가운데 구멍만 뚫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이용되었습니다.

  • 수용 대상 : 유대인이 대다수였으나 나치 독일로부터 핍박 받는 약 30여 개국의 사람들이 수용 대상이었습니다. 독일 출신의 수용자도 있었는데, 보통은 범죄자나 나치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식사 : 책에서는 하루에 아주 질이 낮은 300g 정도의 빵 하나와 묽은 야채 국 2그릇을 먹었다고 합니다. 소문으로는 이 빵에 톱밥 등의 기타 재료를 넣어서 빵의 양을 늘리고, 나치 대원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로 묽은 스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책 내용으로는 가끔 특식으로 마가린 20g이나 아주 작은 소시지, 치즈 조각, 가공된 벌꿀, 연한 잼 한 숟가락 등이 나올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 수감자 번호 : 수감자들은 이름으로 불려지지 않고 오로지 번호로만 불렸습니다. 나치 대원들은 수용자들에게 인간적인 관심은 거의 없었습니다. 수감자 번호는 처음 수용소에 왔을 때 살갗에 문신처럼 새기거나 다른 옷에 수놓아집니다.

  • 일상 : 수감자들 대부분의 시간은 강제 노동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식사도 부실해서 수감자들은 금방 허약해지거나 병에 걸릴 수 있었습니다.

  • 분위기 : 수감자들은 조금이라도 약해보이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나치 대원들에 의해 가스실로 보내졌기 때문에 서로 생존하기 위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힘겹게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기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수감자들이 매일 유리 조각으로라도 면도를 하고 뺨을 문질러서 혈색을 올린 이유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좋아보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아셨죠? 수감자들은 생존을 위해서 매일 면도를 하였습니다. 정말 힘든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 감시병들 : 작가가 말하기로는 나치 대원들, 즉 감시병들의 정신상태는 정신의학적인 의미에서 순수한 새디스트가 있다고 합니다. 이 새디스트들은 아주 잔인한 감시병이 필요한 경우에 선발되었고, 이 대다수 감시병들은 감정이 메말라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감시병 중에도 수감자들을 동정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4. 죽음의 수용소에서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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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강제수용소에서 살아 남은 생존자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 생활 경험담 및 깨달음에 관한 책입니다. 작가는 이 수용소 생활의 체험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이 정리가 잘 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줄거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4-1. 강제수용소로 이동
수용소로 강제 이동을 하게 된 빅터 프랭클. 150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아우슈비츠 근처 역으로 가게 된다. 아우슈비츠라는 수용소의 이름을 발견한 뒤 잠깐 공포가 느껴졌으나 ‘집행유예 망상‘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집행되기 직전에 집행유예를 받을 수도 있다는 망상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4-2. 가스실과 수용소 판결
수용소로 이동한다고 해서 무조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교의 좌 우 손가락의 가리킴에 따라 가스실에 갈지 수용소에 갈지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클은 이 비인간적인 손가락질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함께 온 사람들의 90%가 왼쪽으로 가면서 죽음 판결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용소에 간 사람들은 목욕을 하고 소독을 받는데, 샤워실에 가기 전에 모든 물건들을 빼앗긴다. 작가 프랭클은 자신이 가족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연구 원고 서적과 몸뚱아리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빼앗긴다. 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용소 심리반응 3단계 중 1단계인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이 충격 덕분에 대부분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서 자살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4-3. 수용소 생활 – 메마른 정서, 원초적인 욕구
수용자들은 하루 종일 노동을 하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식량과 환경을 제공받으며 살아간다. 언제든 나치 대원들에게 잘못 보이거나 병들면 죽을 수 있다는 정신적 고통도 따른다. 그래서 매일같이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하고 늙어보여서 가스실에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대우를 절대 받지 못할 상황 뿐만 아니라 노동과 부족한 영양상태에 따른 신체적 고통, 자유를 언제 되찾을 지 모르는 막막함과 불안 등으로 수용소 심리반응 중 2단계인 무감각에 빠진다. 너무나 큰 고통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그 무감각 때문에 옆에 사람이 죽어나간다고 해도 그 동료의 어떤 소지품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까를 생각한다. 책에서 나오는 한 일화로는 옆에 12살의 소년이 동상에 걸려 발가락이 썩어가서 절단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작가는 자신의 빵을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다고 말한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가운데 수감자들은 정신적으로 퇴행 현상, 즉 정신세계가 원시적인 상태로 퇴보한다. 항상 영양실조 상태라서 먹는 것에 대해 원초적인 욕구가 강렬한데, 성욕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철저하게 무관심하다.

4-4. 혐오감과 모멸감
이렇게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중에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또한 가끔 나치 대원들의 부당한 행동에는 모멸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이 단어들이 어려운데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겠다.

혐오감 : 병적으로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
모멸감 : 모멸스러운 느낌. 유의어로는 굴욕감과 모욕감, 수치감이 있다.

4-5. 수용소 생활 – 유머, 예술
수용소에서 짧게나마 유머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공연 같은 것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수감자들은 웃고 울기 위한 자신들의 감정을 위해, 현실을 잊기 위해 이런 공연들을 시청한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낭송하고, 연극을 한다고 한다.

4-6. 수용소에서의 해방
결국 나치 정권이 무너지면서 기나긴 강제수용소 생활이 끝나고 해방이 된다. 작가를 포함한 수감자들은 자유를 가지면서 처음에 정서적 흥분 상태를 가지고, 이후에는 전체적인 긴장이 이완되는 상태가 된다. 다음에는 자유가 생겼으나 실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낄 수 없는 이인증 상태가 된다.

이인증 (depersonalization) : 모든 것이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수용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던 사람들은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그 전과 똑같은 정신적 위험요소가 도사리게 된다. 깊은 물 속에서 잠수부가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가 바깥에 나오면서 가장 위험한 상태가 되는 것처럼 도덕적, 정신적 건강에 손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이 과정에서 수감자들은 수용소 심리반응 세 번째 단계인 도덕적, 정신적 결함 즉 비통과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로 인해 수감자들은 지금까지 억압을 받는 쪽이었다가 앞으로는 억압을 하는 역할로 바뀌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작가 프랭클은 이들에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나쁜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들에게 옳지 못한 행동을 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통 : 몹시 슬퍼서 마임이 아픈 것. 유의어로는 슬픔, 애통, 침통 등이 있다.
환멸 : 자신의 기대나 환상이 깨지는 것. 또는 그 순간 느끼는 괴롭고 속절없는 마음


4-7. 빅터 프랭클의 깨달음
작가는 수용소 생활 안에서 얻은 깨달음을 여러가지로 우리에게 제시한다. 2부에서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인데, 1부에서는 줄거리 군데군데 나오는 작가의 생각들을 써 보겠다.

–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고 한다. (작가는 추운 날씨에 행진을 하면서 크나큰 고통을 느꼈으나 아내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절대 빼앗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고 말한다. (작가는 수감자들이 수용소에서 항상 선택을 해야 했다고 말한다. 부당한 권력에 복종할 것인가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말이다. 아무리 극악한 환경이라도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선택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인간의 삶 중 적극적인 삶은 창조적인 일을 통해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주는 데 목적이 있고, 소극적인 삶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운데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예술, 자연을 체험하면서 여러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들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련에서도,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존엄성을 잃고 동물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가 하면, 오히려 시련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드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관련 니체의 말을 인용할 수 있다.

니체 :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삶에서 의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해 믿음을 잃게 되면 정신력도 상실하게 된다고 말한다. (수용소에서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설물 위에 계속 가만히 누워있는 수감자들이 있다). 여기서도 또한 작가는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니체 :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5. 결론

죽음의 수용소에서 1부는 작가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 생활, 그 안에서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사실 죽음의 수용소 환경 자체가 극악의 환경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만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에서의 사람들의 반응, 관찰 등의 경험을 토대로 하나의 철학을 제시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인 수용소에서의 삶이라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고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태도가 있다면 인간은 존엄성을 지키고 자신의 의미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깨달음인 것 같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줄거리 2부에서는 작가 빅터 프랭클이 새롭게 만든 로고테라피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부를 함께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2부에서 뵙겠습니다.

– 당신도 타이탄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탄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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